안녕하세요? 2022년 코로나 시국에 심심해서 승강전 구경갔다 응원보고 입덕하게 된 뉴비입니다. 지금이 2025년이니 대충 3년 좀 안된 숙성중인 뉴비네요. 

 

야밤에 난데없이 글을 쓰는건 안양팬들을 싸잡아 틀딱, 올드비 부심이라고 비하하는 사람들을 보고 마음이 아팠기 때문입니다.

 

 

아쉬운 승강전 이후 안양에 빠져서 막 자료를 찾던 중, 제일 먼저 접한 곳은 모 종합 축구 커뮤니티였습니다. 그 곳에서 묘사되었던 안양팬들은 고인물, 폭력적인 집단이었습니다.

 

실제로 K리그는 초등학교 무료 티켓으로 한번만 봤던 저에게 가끔 욕설이 나오고 소리를 지르는 팬들이 당황스럽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가끔 PC통신에서나 볼만한 글을 쓰시며 장판파를 펼치시던 분들을 보면서 내심 속으로 일반화를 하기도 했었죠.

 

그렇기 때문에 다른 팬들이 왜 이렇게 배타적이냐고 ‘건전한’ 비판을 해도 무시하는 서포터즈가 문제라고 생각했던 부끄러운 과거가 있습니다.

 

 

사실 저는 처음에 “축구팬들은 다 거기서 거기 아닌가? 왜 서로 싫어할 필요가 있지?“ 이렇게 생각했었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도 연고이전은 큰 잘못이라고 생각했었고(사실 이건 안양시 사람이라면 당연한거긴 합니다. 축구 모르던 시절에도 LG 축구팀이 있었다가 도망갔다는건 알고 있었으니) FC서울 싫어했지만, 몇몇 안양팬들이 너무 말을 심하게 하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K리그 커뮤니티를 하면서 점점 이상한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팀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홍보한다고 몰려와서 비난을 가하는 모습, K리그 응원가를 돌아가면서 신나게 부르다가 우리 응원가가 나오자마자 정색하고 야유까지 하던 모습, 모여서 흡수니 뭐니 조롱하다가 조회수 높은 게시글에서는 가면 쓰던 모습, 싸우기 싫다면서 안양을 비난할 일이 생기면 바람보다 빠르게 퍼오던 모습까지, 바보거나 남을 바보라고 생각하지 않고서야 나오지 않을 행동들을 보면서 이상함을 느꼈습니다.

 

이를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팀에 문제가 생겼을때 비판적 의식을 만들겠다고 이상한 멸칭이나 만들던 사람들, 그 사람들이 정말 우리 팀의 발전을 위해서 그랬던걸까? 그냥 유흥거리로 우리 팀을 소비한게 아닐까?

 

그러다 올해 2월, 그 팀과의 경기가 있었습니다. 당시에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 스포츠단이 용서할 수 없는 행동을 한 것은 맞다. 그렇지만 그 지역에 태어나서 그 팀을 응원하는 사람들을 욕할 필요가 있을까? 그 사람들이 사과할 필요는 없잖아?”

 

그런데 충격적인걸 목격했습니다. 많은 그 팀 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마치 어디에서 지령이라도 받은 것처럼 ‘복귀인지 뭔지’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다고 집단으로 괴롭히는 모습을. 

“정당하고 당당하게 돌아온건데 왜 그렇게 피해자인척 하냐“면서 안양 팬들을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피해 망상자로 치부하는 것을. 

심지어는 우리 팀 응원가를 불렀다는 이유로 어느 유튜버에게 심각한 수준의 사이버 괴롭힘을 하고도 당당했던 모습을 봤습니다.

 

제가 인터넷에서 이만큼 충격을 받은건 김치, 한복 공정 당시 수많은 중국인들이 유튜브를 점령한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이후로도 안양 사람들이 못살아서 그런다는 충격적인 발언이 호응을 얻는 모습도 봤고, 우리 팀의 존재 자체를 혐오하는 사람들도 봤습니다.

 

그 이후로 알았습니다. 커뮤니티를 할 정도로 축구를 깊게 접하는 특정 팀 팬들의 생각은 어느 정도 동일하구나. 얘네는 연고이전은 기본이고 안양 팬을 보는 자세 자체가 꼬였구나.

 

다시 말하면, 9년 동안 뭉칠 팀도 없으니 점점 사라지는 사람들을 보면서 동시에 철면피들의 조롱을 감내해야 했던 서포터들이 받았던 상처가 얼마나 될까?

 

상대가 인구 60만도 안되는 도시의 작은 2부 팀이고 자신들의 수는 매우 많다면 그동안 얼마나 많은 동북공정을 시도했을까?

 

그렇다면, 과연 얘네들이 그 동안 떠들었던 서포터즈에 대한 그 ‘정당한 비판’과 ‘나쁜 이미지‘가 순수한 마음이 모여서 나온 걸까?

 

이렇게 생각하면서 다시 한번 아워네이션의 모습을 떠올려봤습니다. 진짜 서포터즈들이 폭력적이고 구시대적이고 반사회적(죄송합니다)이었나? 아니었습니다.

 

물론 욕 하려고 축구장 온 것 같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그마저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지만). 그러나 99.9%의 레드는 그저 우리 고장 팀 응원하려고, 휴일을 의미있게 보내려고, 친구, 부모님, 자녀들이랑 즐기려고 온 동네 사람들이었습니다. 

 

초등학교 다니는 애들, 사춘기 애들, 그리고 나 같은 대학생들이 구시대적인가? 열심히 일하다가 휴일을 즐기려고 나온 사람들이 반사회적인가? 뭔가 그동안 가지고 있던 편견이 깨졌습니다.

 

 

2025년, 우리 팀이 1부에 오면서 그들의 주장과 현실과의 괴리감은 더 강화되었습니다. 분명 “2부에 있는 팀이라 폭력적으로 고인거고 사람들이 늘어나면 바뀐다”고 했는데? 제가 본 것은 3면에서 울려펴지는 1만 관중의 “부셔버려 북패”, 그리고 레드의 선창아래 남녀노소 즐기던 ”떼떼떼“ 였습니다. 무엇보다도 결정적인건 2초만에 매진되는 서포터석이었습니다.

 

물론 가끔 실러켄스 처럼 낭만의 K-리그 감성을 아직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출현(?)하시긴 합니다. 그렇지만 고작 한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의 사람들을 가지고 싸잡아 욕하는건 좀스럽고 민망하지 않겠습니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아워네이션에 방문하시는 많은 안양시민들께서는 “구시대적 틀딱”도, “올드비”도 아니지만 안양의 감성에 흥미를 느끼시며 즐기고 계시며, 지금 이 순간도 서포팅에 흥미를 느껴 레드석 티켓팅 경쟁에 참가하려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아워네이션의 수 많은 관중들 중 그 ‘강성 틀딱’은 극소수일뿐더러(오히려 요즘은 어린 친구들이 소리가 좀 큽니다;;), 지난 몇년의 평년 관중으로는 상상도 안될 수의 “뉴비“들이 동화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안양 팬들이 “틀딱”이고 “올드비”여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어디 사는 누구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