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으며 아워네이션을 돌아다니다가,
중립석에서 반대편 레드존을 찍고 돌아오는 와중에 자유석 끝자락에서, 우리의 최전선에서 깃발을 흔드는 어린 친구들과 우연히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자유석에서도 깃발을 함께 흔들 공간을 찾지 못하고 이리저리 배회하고 있더군요. 자유석에 있다가, 중립석 바로 옆에 있다가, 피크닉석 밑으로 내려오고..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서 말입니다.


제가 해줄수 있는 말이라고는, 정말 멋있으니까 더 크게 흔들어 달라, 레드존에서 보면 그 깃발이 정말 멋있고 응원하는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된다,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일거다 정도의 격려밖에 없었습니다.
지금도 생각이 계속 남아있고, 가슴이 아픈 점은 격려를 전하고 돌아온 반응이 제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는 점입니다.
칭찬을 듣고 환하게 웃으며 힘차게 깃발을 흔들어주고, 또 멋있게 사진을 찍어줘야지 했던 제 기대와는 다르게, 레드존에서도 또 자유석에서도 그들의 깃발을 힘차게 흔들지 못하는 아쉬움, 설움, 어른들이 안보인다고 자꾸 뭐라한다하는 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멋있으니 계속 함께 흔들어 달라는 말 말고는 더 해줄 수 있는 대답이 없었습니다.
제가 해줄 수 있는게 그 자리에서 아무 것도 없었음에 그저 몇 장 담고 자리를 떠날수 밖에 없었지만, 오늘 사진을 정리하다 이들의 사진을 보고서는 다시금 생각이 많아져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안양을 그 누구보다 사랑하는 이 어린 친구들은, 자신들이 안양을 사랑하는 마음을 깃발이라는 방식으로 표현하였다는 이유 그 하나만으로 레드존에서도, 가변석에서도, 심지어 자유석에서도 그들의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밀리고 밀리고 또 밀려서 우리의 외침이 똑바로 들리지도 않는 곳에 도달해서야 그들의 사랑을 똑바로 펼치고 겨우겨우 그 표현을 흔듭니다.
이들이 원해서 최전선으로 가서 반박자 밀려 다가오는 응원가를 외치는 것도 아니고, 이들이 원해서 최전선으로 가서 깃발을 치켜들고 흔드는 것도 아니란 말입니다.
저는 사진을 담을 때, 제 사진이 “미끼”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셔터를 누릅니다. 아이와 가족, 그들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만큼 담아서, 아이들과 그 부모, 그 가정이 안양 경기에 오면 자신들의 추억을, 그 가정의 성장과정을 천천히 누적시켜나갈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미끼”, 어린 친구들이 시간이 지나 다 커서도 우리 팀을 사랑하고 떠날 수 없게하는 그 “미끼”가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으로요.
우리 축구의 미래는 보장되어 있지 않습니다.
통계적으로도 안양은 인구를 잃어가는 도시이며, 전국 다 마찬가지겠지만 출산율도 긍정적이지 않고, 더 커져야하는 관중은 여러 다른 까닭이 있겠지만 꺾이고 지지부진해 보이는 오늘날이기도 합니다.
위에 저 친구들의 안양 입문 계기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아주 어릴적에 부모님 손을 잡고 경기장을 찾아오기 시작하던 아이가 어느새 제 두 발로 땅 위에 서서, 크게 휘날리는 깃발을 보며 동경을 품고, 제 용돈을 모아 깃발을 마련하고 본인의 깃발을 주말마다 크게 휘날리며 안양을 목터져라 외칠만한 정도의 세월은, 우리 클럽이 창단되고 충분히 지났습니다.
사진의 저 어린친구들이 그런 친구들일지도 모릅니다.
어른들끼리 그럴수 있습니다, 잘 안보인다 어쩐다.
어른이니까, 어른들끼리, 어른스럽게 해결하면 됩니다.
그럼 적어도 아이들한테는 그러지 않았으면 합니다.
어른이면 어른의 방법을 제시를 해주시던지요.
왜 애들에게 어른스러운 해결책을 제시해주는게 아니라,
우리가 사회에서 하루하루 개같다며 욕하는, 처절하게 버텨내는 차가움을 제시하냐는 말입니다.
왜 우리 축구의 미래가 될 친구들에게 앞으로도 경기장을 찾아오게끔 하는 “미끼”를 주는게 아니라, 저들을 방랑자로 만드냔 말입니다.
다음에 사진을 찍으러 또 떠날 때, 저 친구들이 깃발을 흔들 자리를 찾아 헤매는 무기력한 광경을 또 담게 될까 그저 마음이 불편합니다.
제 사진에 담기는 아쉬움이라는 감정은, 승리하지 못한 아쉬움, 그 한가지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사진 정리하다 생각이 많아져 주저리주저리 해봤습니다.

응원하러 오는 사람도 있고, 관람(구경)하러 오는 사람도 있는데,
지정된 응원석보다 일반 관람석이 더 많은 상황인데다가, 그 얼마 안되는 응원석도 예매경쟁이 너무 치열한 상황인지라 참 어렵네요.
저 깃발에 담긴 정성과 팀에 대한 애정과 응원에 대한 열정 정말 힘을 실어 드리고 싶은데..
레드존은 별도로 하더라도 일반석 중에 시야가 많이 가려지지 않는 곳에 깃발러 지정석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싶기도 하고.. 아쉬운 마음에 별 생각이 다 드네요.
현명하신 분들이 좋은 아이디어 많이 제시해 주시고, 구단에서도 개선 방안이 나와 주면 좋겠습니다.
전광판 가린다고 또 뭐라 할라나
한 때 소모임이 모인 적이 있었는데 너무 멀어서 목소리도 RED존까지도 목소리 전달이 안되는 수준이었습니다.
정말 바라기로는 RED존 뒤쪽 일부 라인과 좌우측을 깃발러에게 할당을 하면 좋겠는데, 방법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일반 예매도 10초 컷이라서..
여기서도 종종 본 깃발러분들 의견으로 “경기는 집가서 중계로 다시봐라!” “경기장은 응원하러 오는거지!” 류의 분들 많으신데 그분들이 레드존 뒤 2층에서 더 멋진 그림 뽑아주셔도 서로 윈윈 좋을거같네요
시즌초 레드존에 있다 편도 가출했던 집관러의 입장에서 가끔씩 중계카메라로 피치에서 풀샷으로 피크닉석쪽 대형기 잡아주면 조낸 멋있습니다.. 모애님이 후보정한것보다 그 찰나에 걸쳐지는 그샷이 왜 대형기가 필요한지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레드존에서는 내 근처 깃발이나 가끔 구경했지 정반대쪽은 시선도 안갔는데 카메라로 보면 기깔납니다.
저 안양의 미래를 주축해나갈 친구들을 내치는 사람들은 여기에 별로 없을거라 생각하지만 우리의 다음 세대 친구들에게 응원한마디가 모자랄망정 이 문화가 지양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 친구들을 기반으로 다음 세대가 이어지고 신축구장에서도 대형기 문화가 이어졌으면 합니다.
신축구장에는 대형기 전용존 생겼으면 하는 개인적인 소망...